유현미와 차원의 경계

• “새로울 것 그리고 반드시 아름다울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창작미술이다.
  사람들은 아주 잘 그린 그림을 보면 사진 같다고 감탄한다. 또한, 아주 아름다운 사진을 보면 한 폭의 그림 같다고 한다.
  왜일까? 어쨌든 사진과 회화, 이 두 가지를 합친다면 정말 누구나 공감하는 절대미를 찾을 수 있을 테고, 그것이 내가 갈망하는 그 무엇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그림 같은 사진 혹은 사진 같은 그림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여기에 조각까지 하나 더 붙인다면... 이렇게 하여 나의 작업이 태어났다.
  나의 작업은 현실의 내부 공간에 일상사물을 닮은 오브제나 조각을 설치하고 그 위에 회화처럼 칠을 한다. 밝고 어두운 명암을 주고 그림자와 빛을 그린다. 그리고 사진으로 찍어 완성한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아주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7~8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머릿속에 이미 완성된 작품이 있을지라도 작업하는 과정에서 그 이미지는 수백 차례 바뀌게 된다. 아주 조금씩 바뀌지만 필요한 과정이다. 결과물은 단 한장의 사진이지만, 작업 중간에 수백 차례의 촬영이 있다. 먼저 화면 안의 구성되는 오브제들의 구도를 수십 차례 확인하고, 오브제에 채색이 들어가게 되면 또 중간 촬영해 결과물을 보고, 컬러, 채도나 명도, 그림자의 진하고 흐린 정도를 조절한다. 나의 작업실은 여러 개의 세트가 준비되어 있다. 한 작품에만 몰두하다 보면 이미지가 눈에 익어 때로는 풀리 지 않게 될 때가 있다. 이런 작업이 있을 때면 과감하게 다른 셋트로 이동하기도 한다. 다른 세트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 풀리지 않던 작업들이 종종 해결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그래픽을 통한 이미지의 변형이 없이 미술의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며 전통 적인 여러 방식을 이용하여 완성된 나의 사진에는 건축, 조각, 회화, 사진, 영상 등 여러 매체에 관련된 행위와 과정이 누적되어 있다. 이렇게 완성되는 일련의 작업들은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사진으로 완성되며, 조각과 회화, 사진의 프로세스를 모두 거치며 장르를 넘나드는 환영을 보여준다. 2차원과 3차원 그리고 꿈과 차원과 현실의 차원, 미술장르간의 차원들이 만들어내는 모호한 경계감은 감상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색다른 시각적인 유희를 제공한다.